|
재능교육 사측에 항의함
2010년 6월 10일
임채희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 보십시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6월 항쟁이라고, 23여년전에 군부통치자들이 수많은 노동자들/ 시민들의 항의로 지금까지의 비민주적 정치형태를 접은 날입니다. 지금까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몰랐던 사람들조차도 이날이 오면 바로 민주주의의 승리의 날이라며 기억해내곤 하지요.
그런데 제가 이 항의의 글을 쓰는 것은 교육기관인 재능교육이 이런 초보적인 민주주의조차 없는 것 같아 재능 해고자들의 아픔과 이 뙈약볕 아래서도 재능교육을 위해 이 거리 저 거리 이 골목 저 골목을 발이 부르트도록 다닐 재능교육 조합원들의 처절한 심정을 헤아리면서, 그리고 재능교육 사측이 해고한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투쟁이 903일이 넘어가고 있는 데에 대한 장기간의 파업투쟁으로 심신이 지친 해고노동자들의 절실한 복직요구를 계속 묵살할 경우에 닥쳐올 재능교육의 흥망에 염려되었고, 또 재능교육 교사들을 구사대와 용역깡패들을 동원하여 무자비한 폭력 행사가 아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이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어 앞으로 재능교육의 앞날에 암운이 깔릴까 보아 걱정이 앞섭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될 경우 재능교육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정리해고, 결국 폐업이라는 악순환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맑스사상연구소 부소장 임채희라고 합니다. 원래 대학에서 강사 노릇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다가 해고 형태의 일을 당해 거리의 노점상이 되었다가 노동자들과 노점상 빈민의 고통과 투쟁에 참여하게 되어 여기 몇 번 재능교육 현장에 와서 보니, 선생님/ 교사라는 분들이 깡패 같은 재능 직원들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설과 폭력을 당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일의 정당성, 그리고 욕 하나 제대로 못하는 황창훈 재능해고자를 수차례 폭행을 가하고, 최근 식당에서 재능 사측 용역깡패들이 엄청 짓밟고 때리는, 도대체 백주대낮에 있을 수 없는 테러행위가 벌어져도 세상에 알리지도 못하는 회사 걱정, 동료 걱정하는 재능 해고노동자들의 아픔과 고통, 고뇌가 너무나 엄청난 것을 보았습니다.
최근 한겨레신문 재능교육 기사를 보니 지난 파업 903여일 정도에 얼마나 많은 충돌과 갈등, 싸움, 법적 다툼, 폭력, 고소고발이 35건이 넘는 등 노사 갈등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도 그 누구 하나 이 재능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고 오늘까지 온데 대해 대단히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습니다. 이러다가 재능교육 사측만이 아니라 재능 교사들 전체가 길거리에 나 앉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잘 알지는 못 하지만 어떻든 이 문제는 교사들에게 생사가 걸린 문제라 생각하고 이 재능 문제에 개입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금까지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보면서 저 자신도 수많은 번뇌와 걱정, 갈등하면서도 이렇게 재능교육 사측에 이 재능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고 항의 편지를 내게 되었던 것입니다.
재능 교육 노조의 요구는 정말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었습니다. 한 피켓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 해고자 원직복직
임단협 원상회복”
- “이거만 하면 돼!! 성후나
이거 안 하면 절대 안 끝나거등!!”
또 이런 구호도 적혀 있었습니다.
- “재능교육은 부당하게 해고한 선생님들을 모두 모두 원직 복직 시켜라!”
그리고 또 농성투쟁 833일차 날에는 이런 피켓 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 “부당해고 노조 탄압 재능교육 사죄하라!”
해고 교사들과 노조의 바램이나 요구는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하다는 것을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하니까 먹고 살 수 있게 해고를 취하하고 원직복직 해서 정말 인간답게 일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소박한 노동자의 요구입니까.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이 인간이면 해고 교사들도 인간입니다. 그런데도 그 동안 해고 교사들을 너무 무자비하게 다루었습니다. 노동자들은 혼자서는 힘이 없으니 노조를 건설한 것이고 노조는 자신들의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으니, “교사 임금 삭감”, “성희롱”등 비인간적인 행위, “가짜 회원 늘리기”,“가짜회원 쓰기”등 “부당영업”행위로 인한 조합원들의 고통과 고뇌, 빚더미를 덜어주기 위해 조합원들과 함께 이를 강요하는 재능 사측과 투쟁하고 협상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요구입니다. 이런 당연한 것을 인정하지 않는 재능교육 사측이 인간의 상식을 짓밟는 행위인 것입니다.
요즘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경제 공황이라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재능교육의 교육을 받는 서민 빈민들까지도 생활이 어렵고 청약저축이나 적금도 깨가면서도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데도 경제 사정은 더욱 나빠져 아마 재능교육을 받는 회원들의 숫자도 줄어들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사업의 어려움을 이런 것에만 탓한다면 그 어찌 기업 사업가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 모든 책임을 자신의 회사의 노동자 교사들에게 모두 전가한다면 이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없을 것입니다. 지극한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를 보존하고 지키는 것은 바로 노동자들이고 현장의 교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옛글에, 공자라는 사람은 3가지를 버려야 하는데 맨 먼저 버려야 할 것으로 국방을 들었고 그 다음에는 경제를 버리고 마지막으로 버릴 것은 그 인민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좀 이상합니다. 바로 제 수족 같은 사람들을 맨 먼저 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 살 길이라 하면서요. 바로 이것이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까마득히 모르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와 풍부한 이론을 가진 교사 노동자들은 회사의 가장 든든한 자산이고 보고입니다. 그런데 자본가들은 이 보석 같은 노동자들을 당장의 어려움 탓으로 돌리면서 모두 구조조정 정리해고로 내쫓고 회사가 정상화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데 재능교육 같은 교육기관의 교사 노동자들은 일반 공장이나 사무실 노동자들과는 전혀 다릅니다. 교육 기관 노동자들은 그 지식이나 정신이 형성되는데 수십 년이 걸리고 거기다 특수한 교육방법론과 그 지식을 쌓는데 또 수년 동안의 직접 경험이 필요하고 게다가 재능교육 학습법의 개선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재능인들은 더 많은 임금과 자료 지원, 교육방법론 연구시간, 경험의 상호 교류, 교사들의 집단적인 토론을 제공하여 다른 업계와 경쟁할 수 있는 모든 노하우, 경험축적, 새로운 교육방법론, 새로운 교재 창출 등을 할 수 있게 배려해야지, 그와 반대로 말을 잘 듣지 않고 저항한다고 내쫓고 하면 그 손해는 더 막대할 것입니다. 게다가 재능교육 새 대표이사의 말처럼,
-“가까운 사람을 뜨겁게 하면 먼데 있는 사람도 찾아온다.”(근자열 원자래)라는 기조로 사업을 운영하시겠다 했으면, 회사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바로 재능교육 노조 사람들이므로, 이 교사 노동자들을 제일 가까이 해야 할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그것도 교육노동자들은 창조성이 생명이고 자발성이 최고의 덕목입니다. 또 회사의 잘못된 방침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살아있는 건강한 사람들이고 창조적인 사람들입니다. 이 교육노동자들을 무시한다면 재능교육도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교육은 사람 사업입니다. 사측이 잘못된 길을 가는데 그것을 바로 잡지 못 하면 더욱 왜곡된 길을 가게 되어 결국 다른 업체로 모든 기득권이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재능 노조의 사람들은 이 해고 투쟁을 통해 사측의 모든 모순을 드러내었고 그 모순들을 없앨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알고 있습니다. 재능 노조의 사람들이야말로 바로 회사의 진짜 기둥입니다. 제대로 된 인간대접과 적절한 생활 임금, 자유로운 교육권, 노사의 약속인 임단협의 준수야말로 다 무너져 가는 재능교육을 살리는 마지막 길입니다. 재능 노조집행부와 사측이 대화를 하는 것이 맨 먼저 할 일입니다. 교육 사업은 사람사업이고 사람을 제일 중시하고 비젼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을 우대하는 것입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습니다. 하루 쓰고 버리는 계약직/ 임시직/ 교육은 머지않아 결국 인간 모두를 버리게 되어 재능교육 회사도 쓰레기처럼 버려지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중시하시고 그곳에서 일하는 교육 노동자들을 제일 귀하게 여기는 것이 오랜 파업 투쟁으로 피폐해진 회사를 살리고 교사들을 살리는 길입니다. 그러면 당신들의 말처럼 <근자열 원자래>하는 역사가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노동조합의 존재는 회사의 상징입니다. 특히 파업투쟁으로 다시 태어난 교사 노동자들은 바로 당신들의 진짜 보배라는 것을 알 때가 있을 것입니다.
2010년 6월 10일
임채희 | 
